To
정영철
2023.09.19
From
정용환
아버지. 벌써 아버지가 떠난 지 1년이 지났습니다. 얼마 전에 기일을 챙기는데 아직은 슬픔이 컸습니다.
계속 슬픔 속에만 있는 것을 바라시지 않을 것을 알지만 아직은 슬픔의 감정에 압도됩니다.
변변한 효도 한 번 못 해 드리고, 사소한 오해 때문에 화를 내고 온 것이 마지막 모습이 되었습니다.
모든 것이 제 탓입니다.
시간이 지나면 한 발 한 발 다시 일상 속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?
겪으셨던 모든 고통에서 이제 벗어나셨고 세상 무엇과 비할 수 없는 안식 속에 계시리라 믿지만
저는 아버지께서 하셨던 선택들로 그곳에서 고통을 겪으실까 두렵기도 합니다.
무엇이 됐든 그 모든 선택들은 저의 불효로 인한 것이니 주님, 저희 아버지에게 안식을 주시고
그 모든 것들의 죄는 나중에 저에게 물어 주세요.
그 죄의 무게를 감당하며 주님의 의의 길을 걷겠습니다.
일평생을 가족 걱정으로 모든 삶을 걸어 오신 분입니다. 부디 부디 안식만이 있게 해 주세요.